가끔. 고아가 되는 나를 생각한다.
속절없는 시간은 내 부모를 빼앗아 갈것이다. 내 부모의 부모도 그랬고 그 부모의 부모도 그랬다. 누구나 다. 고아가 된다.
작업실 옆 산에 돌을 고르고 채소를 기르고 꽃을 심고 과일나무를 심는 아버지와 엄마. 긴긴 세월이 흐른 뒤 열매가 맺는 것들도 있다. 두분 안계시고 나면 두분 생각하며 따먹으라 말씀하신다. 그래. 언젠가 고아가 된다. 두분의 망각의 숲 위로 내 망각의 숲을 지었것만 생각해보면 아직 두분의 망각의 숲 안이다.
가지런히 벗어놓은 두분의 장화를 보다 어이없이 마음에 바람이 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