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내집을 지어 거금을 주고 첫 나무를 심었다. 새하얀 고운 꽃이 폈던 배나무를 집 한가운데 심고 즐거웠다. 꽃은 떨어져 달고 단 배가 주렁주렁 열였다.

 

푸른 잎 변해 낙엽이 되고 그 낙엽이 떨어지며 가지가 검게 변했다. 죽어가는 가지를 하나 둘씩 잘랐다. 본전 생각에 아까워 옮겨 심으면 어떨까 몸뚱이 꺼내는 순간 짧디 짧게 잘려진 뿌리 뻗지못해 오들오들. 내게 준 꽃이며 배이며 이게 뭐라고 한몸 다 내어준 네심정 이제야 알고 눈물 뚝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