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골.. 유난히 사이좋은 부부가 있었대. 하지만 두분은 여느 우리 부모님들처럼 서로에게 표현을 못하셨대. 그저 묵묵히 서로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일하고 보살피고 가정을 꾸리고 계셨겠지. 두분에게는 7명의 자녀가 있었대. 밭농사 논농사 닦치는대로 열심히 일하셨고 삶의 고생만큼 세월이 흐르면서 눈가와 이마에 골이 깊게 파였지. 7명의 자녀들은 아버지와 어머니의 희생만큼 좋은 학교와 좋은직장, 좋은 배우자를 만나 하나 둘 두분 곁을 떠나게 된거야. 우리들처럼..
어느날 두분이 평생을 일하던 땅이 모두 팔리게 되었대. 두분은 그래도 그곳을 떠나지 않으셨대. 작은 집 하나 있으니 괜찮다며 할아버지는 할머니를 위해 집앞에 잔디를 심고 꽃나무와 매실나무를 심으셨대. 그러곤 할머니 생일날 분홍색 자전거를 사오셨고 할머니는 수줍은 새색시처럼 웃고 계셨지. 그것이 할아버지의 사랑이었던거지...
영원한건 없나봐. 할아버지가 병이 들어 먼저 떠나신거야. 할머니는 너무 힘들고 외로웠지만 할아버지가 만들어주신 정원과 분홍자전거를 두곤 자녀들 곁으로 갈수 없었대. 할머니는 할아버지를 모시듯 정원을 가꾸셨고 할아버지를 보시듯 자전거를 보셨대. 몇년 안되서 할머니가 할아버지 계신곳으로 떠난대. 두분이 남겨둔 작은집과 예쁜 정원은 그후 자녀들의 안식처 되었어. 여전히 그 잔디밭위에 분홍 자전거는 있었고 비바람에 녹슬고 쓰러져도 다시 그자리에 세워질뿐 함부로 치워버리지 않고 말이지.
가끔. 참새 한마리가 쉬어 가.
사랑...참 슬프고 기쁜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