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막차를 타고 집으로 오는 중.
오랜만에 나를 대전으로 이끈것은 외할머니의 그리움이었다.
많이 쇠약해지시고 정신이 혼미해지셨지만 아직 나를 그녀의 예쁘고 착한 손녀로 기억해주고 계셨다. 가지 못하게 주머니에 꼭 숨기고 싶다면서 연신 내손에 뽀뽀를 하시는 외할머니.. 엄마와 이모들, 할머니와 저녁을 먹으며 2년전 사람에 대한 실망, 좌절, 잊고 싶었던 기억들이 그리움으로 채워지고 있었고 목으로 넘어가는 회에 초장이 뜨끈하게 느껴져 하마터면 눈물 날뻔 했다. 엄마의 또하나의 가족이 여기에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