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딸기.
내 어릴적 기억 중 하나.
다섯살때인가..그때쯤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서울에서 대전 할아버지 집으로 이사했다. 엄하기로 동네에서 소문이 자자했던 할아버지.일명 동네꼬맹이들은 호랑이할아버지라 부르며 할아버지의 침주머니를 볼라치면 우는 갓난이는 울음을 그쳤고 웃는 아이는 울 정도였다. 그반면 아버지는 토끼같은 두딸을 좋은것만 먹이고 좋은것만 입히며 애지중지 하는 딸바보였다. 여자는 제일좋은것만 해야 후일에 대접받으며 산다고 말버릇처럼 말씀하시며 물고빨고 키우셨다. 그두분이 만나 한집에 있게 되자 아버지는 예전처럼 딸들을 대하지 못하셨다. 아버지가 딸들에게 사랑표현이 나올라치면 할아버지는 혀를 차시며 버릇없어 진다 혼을 내셨다.
어느날. 엄마가 노란 플라스틱 바구니를 들고 딸들 방으로 들어오셨다. 그속에는 빨간딸기와 설탕그릇이 들어있었다. 단것을 좋아했던 나를 위한 하얀설탕. 딸기에 그것을 꾸욱 눌러 찍어먹으면 딸기의 상큼한 향 사이로 아작아작 씹히는 설탕의 달콤함은 하루아침 사랑을 빼아긴 외로움을 충분히 달래 줄만 하였다. 지금도 엄마가 왜 바가지에 딸기와 설탕을 숨겨와 조용히 우리들을 먹이셨는지 모른다.
행복하고 짠했던 기억..오늘 엄마가 다시 나에게 설탕딸기를 내미신다. 보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