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겨울이 다 가지 않았다.

 

찬바람이 창문을 흔들어 더 춥게 느껴졌다. 오랜만에 느끼는 싱글의 느낌은 그리 후련하지 않았다. 오히려 식어 말라버린 종이컵의 커피처럼 바닥에 달라 붙어버린 느낌이었다. 졸업 후 유학을 포기하고 대학원을 선택했다. 소문이 자자한 연애를 한 터라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도망칠 곳을 찾는다는 것이 다시 이 곳의 대학원이라니... 한심했다. 하지만 걷잡을 수 없는 감정때문에 포기 할 수는 없었다. 그렇게 19982월 한 가운데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