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온다.

창문을 열고 침대에 누웠다. 기둥을 타고 물받이 통에서 비가 통통대는 소리를 낸다.

피곤한 몸에 흐르는 물줄기가 함께 통통 흐른다.

시골 시외할머니 말씀이 떠오른다.

하루 스물네시간. 살다보면 정말 좋았던 시간은 두시간도 안된다.

금방 지나가는 세월..정말 잘 써야한다던 할머니.

늙으면 슬픈게 있다고 하셨다. 제 손으로 아무일을 못한다는 것. 제몸도 어찌못한 슬픔.

콩이며,쑥이며, 담아주시던 된장과 고소한 참기름. 나에게 챙겨주시던 고운 할머니가 그렇게 눈시울 그렁그렁.

 

통통대는 비소리가 마치 할머니 눈물같아 더 나른한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