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대장.

나는 골목대장이었다.

나는 초등학교에 입학하기전 서울에서 할아버지댁으로 내려왔다.

새하얀 피부에 양키시장에서 사다나른 핑크색 노란색 플라스틱 토끼머리핀은 금새 온대간대 없어졌고 꼬질꼬질 사자머리가 내 모습이 되었다.

바쁜 엄마를 그리며 엄마옷이 가득한 장롱 깊숙히 들어앉아 어린 언니의 속을 까맣게 타들어 가게 한것도 잠시. 나는 들로 산으로 뛰어다녔다.

사자머리 골목대장. 그게 나였다.

말 잘듣는 아이들의 순위를 매겨 학교에 간 언니의 비밀서랍장에서 가장 예쁜 스티커와 수첩을 상으로 주었다.

 

이 시간. 내겐 가장 외롭고 즐거운 시간이었다. 못생긴 내가 나온 내가 좋아하는 사진. 골목대장 박성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