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슬슬 뒷걸음질 치려하고 있을 때 나는 마을 어귀에 들어섰다.
아카시아 향기로 온 동네가 쩌렁쩌렁했다. 언제 벌써 이렇게 꽃이 피였는지.
여러 가지 걱정과 생각으로 시커먼 내 속이 벌렁거렸다.
부디. 나는 해가 사라지고 어둠이 내릴 때 비로소 더욱 진하고 그윽한 향기를 발하는 아카시아처럼 소박히 찬란하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