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실 틈새에 참새가 집을 지었다. 이른 봄부터 시끄럽게 날아다니더니 마음을 정한 모양이다. 문제는 틈으로 작업실안에 들어와 나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겨울에 창문틈으로 들어오는 우풍을 막기위해 씌여놓았던 비닐을 한쪽으로 걷어 놓았는데 어찌하다 들어갔는지 한마리가 비닐안에서 파닥거리고 있었다. 장갑을 끼고 조심스레 손을 넣어 그 녀석을 잡았다. 조그만한 몸에서 벌렁거리는 심장이 내 손으로 전해졌다.
문을 열고 허공을 향해 손을 쫙 피었다.
우리는 언젠가 떠날 것을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