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바람이 참 좋다.
오늘 룩이는 밖에서 야영을 할 모양이다. 작업실에서 밥만 먹고는 냉큼 밖으로 나가버렸다. 신기할민큼 저녁에 들어와 자는 녀석이 오늘은 낮부터 영 들어올 생각이 없다.
할아버지 토야 (우리집 진돗개)도 마당에 긴 기럭지를 자랑하며 드러누어 누가 오는지 가는지 모르고 밤여행 중이시다. 하긴 이제 귀가 먹어 시끄러운 소리도 자장가가 된지 오래다. 토야 곁 별빛이 가지 않는 어두운 밤그늘에 룩이는 몸을 숨겨 누웠다. 둘이 자장자장 하거라.
차조심 해!!
하고 소리쳐본다. 나도 답답한 안락보다 자유로운 모험이 좋고 앞도 보이지 않는 실내 어둠보다야 별빛 총총한 밖이 좋더라. 가만히 멀리 가지만 말아라. 멀리가서 못오지만 말아라. 별만 되지 말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