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쩍 떠나고 싶다.
당장 떠나도 되지만 숙제 안하고 학교 가는것 같아 그 자리에 망부석이 됬다. 숙제 안하고 학교 가는것은 내 특기였는데 철이 든 탓이다. 젊어서 일찍 철이 들었어야 되는데 늦게 든 까닭에 몸도 무거워지고 내돈도 가벼워졌다.
전시하나는 미뤘고 전시 하나는 잡았다.
2017년 싹뚝 잘라먹고 2018년부터 시작해야하나.
작업실 이젤 앞 우두커니 짐을 쌌다 풀렀다 한다.
지금 떠나 돌아오면 누가 내숙제 좀 해놨으면 좋으련만. 나만 풀수 있는 숙제만 한가득.
술 끈은지 이틀. 이것도 숙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