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의 자리로 돌아가야하는, 돌아가려하는 본능.
토요일 장마가 시작되었다.
아슬아슬하게 일이 마무리되었고 아직 긴 여정이 남았음을 더 실감했다. 온몸에 힘이 빠지자 손가락 마디까지 욱신거린다. 내 자리를 만들기 위해 내 자리를 떠났다. 잠깐이라도 잠시라도 내자리를 다시 지켜야하고 지키고 싶지만 몸과 마음이 물에 젖은 솜. 이웃사촌이 될 송필쌤 작업실을 참 많이 드나들며 그의 작업대의 "자리"가 눈에 들어온다.
작업을 위한 도구의 자리를 그려넣어 제자리로 잘 찾아가려는 흔적들.
내가 머물던 자리에 내 흔적이 남아있음을 그래서 몸과 마음이 무거워도 돌아가야함을.
흔들림 없이 정진하는 나의 Y는 오늘도 도시락과 커피를 챙겨 그의 자리로 갔다. 나도 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