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은 단순하지 않다.

하루의 끝. 이른 듯 쌀쌀함이 낯설고 몸 속 깊숙히 바람이 든다. 장판의 인공적인 온기에 몸을 데울 생각에 일찍 누워 나른해지길 기다린다. 덩어리 큰 알약을 삼켜 목구멍 포인트에 오를 때 꿀꺽 삼키는 것처럼 타이밍을 잘 타야 잠에 이른다.

오늘은 실패다.

불을 끄고 눕자 오후에 서너잔 마신 커피의 카페인이 다시 올라오고 내가 놓친 그것들이 마구 깨어난다.

카페인은 그런것이었다. 내가 놓친 실수들을 되살리는.

불안은 불안을 이불과 베게처럼 베고 덮었다.

 

시렸던 몸이 후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