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할머니는 매일 아침 마당에 있는 장독과 부엌에 물을 떠 놓고 두손을 모아 기도를 하셨다.

그곳에 깃든 조왕신은 여자들을 위해주시는 신이라 아이들과 살림을 보살펴 주신다 했다.

조카들이 보고싶어 훌쩍 간 어제밤을 편히 자고 언니가 끓여준 따끈한 아침을 먹기 전 언니 부엌 한켠에 자리잡은 그 곳을 발견했다.

언니는 " 아이들 잘 키우게 돈 좀 주세요" 라며 100원씩 올려 놓고 두손을 모았다.

엄마라는 언니.

내 언니.

언니 아프지 않게 해달라고도 빌어.

우리 언니 아프지 않게 해주세요.

 

두손은 못 모았지만 뒤껸에 멍하니 서서 주절주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