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버님의 8번째 기일로 형님댁을 찾았다. 이제는 훌쩍 커서 대학입시를 치르는 조카는 혈육의 힘을 보여주 듯 미대에 진학을 원했다. 힘든시간을 보내는 녀석의 손을 꼭잡고 보니 손끝에 잔득 찌든 연필가루와 겨울의 찬바람과 인생의 찬바람으로 거칠대로 거칠었다.

" 작은엄마. 손을 닦아도 잘 안져요. 뚝살도 생기고 손가락도 좀 구부러진것 같아요. 작은엄마도 그랬어요?"

조물조물 손을 주물러주며 좀 지나면 괜찮아 진다. 다시 시간이 지나면 네가 하는 일이 정해지면 손도 너도 부드러워 지고 제자리도 찾을것이라고 말했다.

손은 너와 지금을 기억하고 훗날 너를 도와줄꺼라고 마음으로 전한 소리도 들었을 것이다.

 

진정 녀석의 찬바람들이 거치고 봄이 왔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