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들끼리 산다고 하면 서로의 그림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럴 수도 있겠지만 나와 Y는 서로의 그림 이야기를 많이 하지 않는다. 관심이 없다기보다 이야기를 깊게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서 일 것이다.
처음부터 서로 닮아가지 않으려 긴장했다. 나는 내 길을 가는 것이고 그도 그의 길을 가는 것이다. 묵묵히 잘 가느냐는 누구의 충고보다 자신에 달려있다. 물론 질문은 한다.
어때?
‘괜찮다.’
Y와 나의 대답 중 괜찮다는 잘 왔으니 잘 가고 잘 마치라는 의미.
어때라는 말은 어차피 평가를 할 수 없는 질문인 것을 잘 알기 때문이다.
어제 밤 슬쩍 내 그림에 ‘괜찮다’는 반응을 보인 그 덕분에 나는 잘 왔음을 느꼈고 잘 가서 잘 마쳐야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