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퇴원을 하셨지만 수술한 왼쪽다리의 통증이 가시지 않아 움직이시기가 쉽지 않다. 아버지는 엄마의 양치질과 약을 챙기시고 밤새 다리를 주무르시고 간간히 화장실 가는 것을 돕고 아침마다 엄마가 했던 청소기를 돌리신다.
아침 점심 저녁을 하고 빨래를 하고 설겆이를 하고 엄마를 목욕시키는 것은 내가 할일.
엄마를 구석구석 닦이면서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나누지 못했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눈다. 엄마의 몸은 내가 알던 그 언제 보다 나이가 보이고 손이며 발이며 내가 언제 닦아 드렸을까 싶다. 머리를 감기고 말리고. 좋아하시는 커피를 타드리고 옷을 입히고 화장품을 챙기는 모든 일에 내게 해주신 엄마의 일상이 느껴진다.
엄마의 손과 내 손이 맞닿는 이야기들.
언젠가 내가 그려내야 할 이야기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