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거울 앞의 내 모습이 초라했다.

시간의 흔적을 고스란히, 그리고 고됬던 지나간 기억들이 고스란히. 그렇게 그림자 마냥 있었다.

나를 다듬어 향기롭게 했던 그 자리는 거울 뒤로 숨어 있었다.

향수를 뿌리는 내게 조카아이는 향기가 좋다며 엄마는 향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 아이의 엄마인 내 언니는 향수가 많았고 진한 향을 좋아 했었다. 세월이 언니의 진한 향기를 앗아 갔지만 언니에겐 엄마의 향기가 난다. 여자. 엄마. ...

여자는 어른이 되면 거울을 보지 않는다.

 

여자의 거울은 여자 앞 모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