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날 계속되는 비에 몸도 마음도 젖었다. 어제밤에도 퍼붇는 비소리는 내가 바다 속 깊이 잠겨있는 것처럼 느껴지게 했다. 무거운 몸을 간신히 일으켜 다시 선풍기를 켰다. 가을이도 더웠는지 시원한 선풍기 바람에 몸을 길게 뻗었다.
어떤 상황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도록 나무 한그루 그렸다.
모든걸 버리고 도망치듯 떠나도 되겠다 싶은 마음은 무엇을 지켜야 할때 생기는 용기에 사그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