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동안 고질병이 도졌었다. 오랫동안 생각했던 것이였지만 다시 내 머리속을 돌아다녔고 여전히 내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은 아는 사람들은 다 알지만 예전에 나는 같이 사는 남자도 그림을 그리는 작가라는 말을 하는 것을 즐겨하지 않았다.

결혼을 하고 여러가지 먹고 사는 이유로 내 작가의 삶에 소홀했으며 아이도 낳고 아주 평범한 삶을 꿈꾸었기 때문에 지나간 시간속에는 지금의 나는 없었다. 그러다 보니 나는 작가라기 보단 아내가 더 어울렸고 그는 흔들리지 않는 길을 갔기에 충분히 작가의 이름이 어울릴만한 자리에 있었다. 그래서 나는 내가 작가라는 위치로 활동을 할때 그의 이름이나 작가부부라는 것을 말하고 싶지 않았다. 챙피하게는 나와 전시에 대해 이야기 하다가도 그의 이름을 알게되는 동시에 그도 함께 그곳의 전시계획과 연결되게 되는 일이 있게 되기도 했다.그것이 왜 싫은가. 여럿날 나도 모를 감정에 대한 질문을 했었다. 물론 그가 작가로 알게된 좋은 분들 사이에 나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적도 많았으며 적어도 '사기'성 짙은 일에는 휘말리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나의 트라우마. 나에게 온전히 관심을 갖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필요한것이고 깊은 관계일수록 부부가 섞이게 되면 내 마음이 멀어지게 된다. 나는 완전히 그에게 독립되지 못했지만 독립된 작가이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는것 같다. 그에게 기대하는 곳에 섞여 덩달아 전시하고 싶지 않고 나를 바라보는 곳에서 그가 전시하는 것도 대체로 별로다. 아주 매트한 관계는 상관없다. 그와 나는 부부 이전에 별개의 작가이고 그런 의미에서. 전시를 하게 되면 감사한 일이지만 내가 온 마음을 기대고 의지하는 관계라면. 나는 멀찌감치 뒤로 멀어지게 되는 것은 아주 오래전부터 앓고 있는 병이다. 나는 온전히 나일 수 없지만 나이고 싶어하는 바보인지도 모른다.

 

나의 불쾌너머 알수없는 감정이 무엇인지 써보고 싶었다. 왜 내가 이런지 나도 알길 없어 그런다. 이젠 알겠다. 나는 끊임없이 이런 현실에서 화이팅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