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곳마다 미술시장이 좋다더라 말을 하며 궁금해하신다. 사실 곳곳에 들리는 전시결과소식들을 들으면 정말 좋아진것을 실감한다. 좋은경기는 나에게도 영향이 올수도 있고 안올수도 있겠지만 반가운 소식이다. 다양한 콜렉터층이 생긴것이고 다양한 작품들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기도 하니까. 예술은 죽은 후에 유명해진다는 것도 옛말이고 가난해야 예술작품이 나온다는 것도 다 옛말이다. 또한 그것은 예술가들의 고뇌를 무시하는 정말 예의없는 무식한 생각이기도 하다.

이런 좋은 분위기지만 사실 다 좋지만은 않다. 두려운것도 사실이다. 좋은경기를 타고 넘실넘실 즐기는 작가들도 있을테지만 그반대인 경우가 더 많다. 그렇다고 좋은데 좋은티를 내고 싶지 눈치보느라 티 내지도 못하는것도 웃기고, 좋지 않다고 투덜대기도 참 못나보이고 싫다.

다만 우리는 좋으면 그 좋음이 하루아침에 온 지나가는 바람이 아닌지 되집어 봐야하고 좋지 않다하여 이제까지 지켜온 작업에 대한 자세가 흔들리지 않도록 더 정신을 집중해야 한다.

좋은 흐름에 함께 하는것은 정말 고마운 일이고 그 흐름에 먼것은 사실 힘든 일이다. 힘들다고 좋은 경기를 맛보는 작가들과 콜렉터들에게 그림같지 않은것들도 다 사는구나 말하는것도 옳지 않고 잘된다고 투덜대는 다른 입장의 작가들을 시셈으로 비롯된 심술이라고 바라보는 것도 옳지 않다.

늘 그렇게 우리는 오래 있던 자리에서 하던대로 하며 옳게 사는 방법을 거울처럼 들여다 봐야한다. 사람인지라 흔들리고 고쳐메고 또 흔들리고 또 고쳐멘다. 그러니 어떤것 하나도 다 좋지도 다 나쁜지도 않은 내 얼굴들 뿐이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